2008년 01월 07일
한밤 중에 자전거 타다...
사정이 있어서 어찌어찌 돌아다니다 보니 역 앞이었다.
밤이라 그런지 훨씬 잘 나가는 것 같고, 자전거와의 물아일체(?)가 느껴지는 듯한 속도감에 미쳐서 골목 업힐을 보곤 짐승 마냥 달려들었다.
업힐이라고 하기에는 좀 밋밋했지만 평지보다는 나았다. 열심히 업힐을 한 후 보이는 아저씨 혹은 아줌마.
그리고 의자 같은 것에 앉아서 군데군데 보이는 사람들.
아, 하고 뭔가 알 것 같았다.
민망한 추억이 있다.
평택에 살았을 당시.
멋모르고 돌아다니다가 미성년가 출입금지 구역이었던가, 그런 곳에 들어가게 되었다(..).
한낮이었기에 망정이지, 밤에 들어갔으면 큰일날 곳이었다. 그 때도 자전거를(호오) 타고 있어서 재빨리 빠져 나왔다.
난 아직 그 쪽 세계에 대해 잘 모르지만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분위기와 감, 둘을 섞은 억지로 끼워넣기식 추론이랄까.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닌 것 같아서-물론 낮에는 사람이 많다.
특히 옷집이 밀집된 곳이라- 좀 속도를 내서 빠져나온 후 다른 다운힐을 타고, 타고 내려온 곳을 업힐 삼아(..) 올라왔다.
사실 본목적은 이곳이었다.
중학교 1학년, 갓 입학했을 때. 학교를 자전거 타고 다닌답시고 등교를 한 후, 하교했는데...
정말 죽을 맛이었다. 그 당시 생각으로 '자전거 타다 이런 곳은 처음' 이랄까...
그래서 추억을 곱씹으며 업힐을 했던 것이다. 지금이야 쌩쌩 날아다니지마는.
그렇게 올라오니 다시 돌아가야겠더라.
그래서 골목으로 내려가다가 전화를 하기 위해서 잠시 멈춰섰다.
주기적으로 들려오는 수화음. 아아, 전화 안 받는가 보다.
인기척이 느껴졌다.
아까 서 계시던 아주머니셨다.
아주머니께서 웃으시면서-접대용, 영업용 미소?- 말하셨다.
"총각, 놀다가지?"
알 수 없었다. 뭘하면서 놀고 가라는 거지?
아니, 사실 알고 있다. 다만 노는 내용만 모를 뿐.
아니아니, 정확히 말하면 안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고 해야 하는 것인가.
어쨌든 나는 모르기에 능청스럽게 반문했다.
"예?"
아아... 연기력이 부족하다.
아마 그쪽에서는 못 들은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예쁜 아가씨들 있는데. 2만 원."
아하, 예쁜 아가씨들하고 노는구나.
그리고 2만 원이구나!
좋은 거 알았다!
...가 아니다.
근데 왜 이렇게 싸지? 이런 거 비싸지 않나?
지금 생각해보면 2만 원은 호객하는 사람들한테 주는게 아닌가 싶고...
아무튼, 나는 '아뇨' 라고 작게 중얼거리며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생각해보니 씁쓸했다.
총각, 이라니.
저번에 자전거 동호회 형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처음 봤을 때 고등학생으로 안 봤단다.
아아, 나는 드디어 소년의 마음을 가진 채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인가.(어이)
아무튼 나는 아직 건전한 고등학교 3학년생이다!
누가 뭐래도 나는 아직까지 학생이란 말이다아아!
...졸업할 때까지만.
어, 어쨌든 아주머니!
저 청소년 보호법에 의한 보호는 받지 못하지만 선거권도 없고 미성년이란 말이에요!
...그래봐야 그 사람이 볼리 만무.
뭔가 씁쓸해서 포스팅 하긴 했지만,
그래도 씁쓸하잖아!
# by | 2008/01/07 00:39 | 자전거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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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아주머니께서..
"학생은 ㅈ도 없나~놀다가~"라고 했다고하네요....................
케빈님// 그럴 때는 없다고 하는게 상책일 것 같네요 ㅎㅎ
중강님// 추억... 이라고 하는 게 맞겠죠. 얼마 전에 평택 다녀왔는데 거의 10년 만이었죠.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왜케 웃긴 대목이 많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