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부터 생각해온 거지만

역시 아르바이트라는 건, 비정규직이라서 그런지 그다지 할만한 일이 못 되는 것 같다.
아르바이트도 변변찮게 못한 내가 이런 말하는 것 그렇긴 하지만 말이다.

평소 저런 생각을 한 것도 나름의 이유이지만 발단이 된 일은 어제의 전단지 아르바이트.

전단지.
사람들 눈치도 보이는 데다가 시동 켜져 있고, 차 주인이 근처에 있는 것 같은 차에는 도저히 못하겠더라.
나의 이 콩알쪼가리만한 심장으로는 말이다.

그리고 사탕 나눠주는 일.
하나 꺼내서 자세히 봤다.
과연 뭐라고 쓰여 있을지...



여대생과의 cool한 만남
추가 요금 없이 6만 원
24시간 영업

여대생 마사지



음.
여대생들과의 쿨한 만남이라.
정말 건전해 보인다.
만나서 쎄쎄쎄라도 하는 건가?
아니면 차 한 잔에 담소?
마사지... 여대생이 마사지 하면 더 시원하고 기분이 좋은가 보다.

...

도저히,
나로서는 건넬 수가 없었다...

저런 영업집이나 돌리는 사람에 대한 편견 같은 것은 없다.
그냥 그런 곳도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할 뿐이지만
내가 막상 돌려야 한다고 생각하니 단순히 그런 문제가 아니다.
뭐랄까, 자신의 행동방침이나 신념에 반하는 행동이랄까...
거기다 낯을 꽤 가리는 편이라서 한밤중의, 그것도 술 꽤나 먹은 듯한 남자들한테 주기 힘들었다.

결국 한 40분 정도 하다가 구석에서 1시간 되기를 기다린 후에 전화해서 못하겠다고 말했다.
처음 가서 말할 때, 분명히 할 수 있냐는 물음에 약속했으니까 해야 된다고 대답했는데 이 꼴은 뭔지.

결론은
나의 한없이 약하고 작은 모습을 다시 한 번 똑똑히 인식했다는 것.
그리고 현재의 무책임한 마음으로는 무엇 하나 책임 있게 못하겠다는 생각.
마지막으로 앞으로 잡다한 아르바이트는 안 하겠다는 것.
이 꽉 깨물고 공부해서 자신의 전공으로 돈을 벌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언제나 그렇지만 나는 정말 운이 없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 불운 속에서 가치 있는 보석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번에도 전체적으로는 정말 씁쓸했지만...
그 안에서 찾아낸 가치는 한동안 무언가 텅 빈 듯 방황 아닌 방황을 하고 있던 나에게 격철과도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불은 이미 붙은 것이다.

by T모군 | 2008/01/27 11:41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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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중강 at 2008/01/29 22:44
알바도 물론 좋은 경험이지만, 역시 머리가 제대로 빠릿빠릿하게 돌아갈때 해놓는 공부만큼 든든한건 없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어렸을 때 영어를 제대로 못잡아놓은 것이 계속 후회스럽니다.
Commented by T모군 at 2008/01/31 19:11
ㄴ역시 공부란 건 때가 있는 거군요... 아니, 특별히 때가 정해져 있지 않은게 공부이긴 하지만 세 살 버릇이 여든 간다는 말이 있으니... 충고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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